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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와 내부경쟁
Writer: 지영준 Read: 8401 Date: 2008/05/30
우리 랩 게시판 오픈을 기념으로 글을 하나 쓰려 하는데, 잘 생각이 안나서, 2년전에 다른 곳에 썼던 글을 올립니다. 일요일 밤 9시라는 시간은… 참으로 묘한 시간입니다. 주5일 근무가 일상화된 요즈음, 이틀간의 주말 시간의 끝자락이지요. 여행이나 운동을 마친 상태라면, 몸은 피곤해도 재충전된 마음으로 새로 시작할 월요일을 여유롭게 계획할 수 있습니다. 뭔가 일이 바빠서 주말의 하루라도 일이나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면, 나머지 하루를 이런 저런 집안일을 하느라 빡빡하게 보냈을 터이고, 아마도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은 바깥일로 약간은 머리가 무거울 수도 있을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집안에서 뭉개며 시간을 보내자고 작정했던 주말이라면, (적어도 나의 경우는) 몸도 마음도 정리되지 못한, 과식으로 무거운 위장을 부담스러워 하며, 약간의 짜증이 나기 쉬운 시간입니다. 게다가 바깥일이 밀려 있고 잘 안 풀리는 시즌이면, 나도 모르게 신경질적이 되어 가족들에게 미안스러운 시간입니다. 개그콘서트 일요일 밤 시간의 공중파 TV 프로그램은 담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중파 5채널 중에서 재민이(10살)와 소연이(8살)는 개그콘서트를 광적으로 좋아합니다. 혹이나 외부에 나갈 일이 있었다면, 9시 전까지 들어오기를 조르곤 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 서영춘, 구봉서, 배일집이 주도하던 “고전 유모어 극장” 같은 프로를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재민이와 소연이가 얼마나 개그콘서트의 각 코너를 이해하며 웃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분명한 건, 그들이 특히 좋아하는 몇몇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반복적인 유행어가 나올 때, 자지러지게 웃습니다. 좋든 싫든 이 시간에 TV를 본다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장수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를 보게 됩니다. 아직은 그리 싫지 않습니다. 지난 일요일 이 코너를 1시간 동안 보는데, 자신의 연기 부분이 “편집”될 위협을 풍자한 대사가 몇 번이나 나왔고, 이 부분은 절묘하게 많은 웃음을 자아내었습니다. 이를 테면 “너의 썰렁한 유머에 우리 코너가 편집되는 거야~~” 같은 식이죠. 얼마 전에 알게 된 내용인데, 방청객을 모아놓고 녹화할 때는 훨씬 많은 분량이 녹화된다고 합니다. 한 시간에 10 여 개의 코너만이 방송을 타고 나머지는 소위 “편집”되어 방송을 못 타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떤 주에는 특정 코너가 “편집되어” 방송이 안 되지요, 한 주일 내내 머리를 짜내고 반복 연습한 10분간의 연기가 편집된다면 섭섭함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그 코너는 아예 끝나게 되고, 해당 개그맨은 점점 무대의 뒤로 물러나게 되겠지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으로 절묘한 내부경쟁 구조입니다. 저의 현재 직장이 있는 대학로에는 요즘도 많은 개그맨 지망생들이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포스터를 붙이며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능력을 인정받으면 방송국으로 가겠지요. 방송국에 입사하여 고정 코너에 출연하게 된다면 방송 데뷔를 한 셈이고, 학교로 치면 입학시험에 합격한 셈이고, 회사로 치면 바라던 직장에 입사하게 된 것이고, 시인으로 치면 등단을 한 것으로 비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개그콘서트 시스템의 특징은, 데뷔 이후에도 매 주 관객과 PD에게 평가 받으며 “편집”과 “방송”을 오가는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내부경쟁 ? 조직 관리 부문에서 유명한 금언 중 하나가 바로 “건강한 내부경쟁 구조가 없는 조직은 발전도 없을 뿐더러 결국은 망하게 된다.”고 합니다. 약간 삐딱한 시각에서 보면 지배층의 체제 유지 수단이고, 노동자를 쥐어짜는 변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부경쟁이 너무 과열되고,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어 문제가 생기는 경우 또한 많이 보게 됩니다. 단기적 성과에만 급급하여 장기적인 투입이 필요한 부문이 소홀해 진다거나, 팀웍이라는 것을 형성하는 것이 불가능해 집니다. 물론 경쟁에 대한 평가에 공정함이나 건강함을 잃게 되면 만사가 꽝이 되는 것은 말할 나위 없겠지요. 반대로 내부 경쟁이 거의 없는 조직들을 보면 대부분 권리가 많은 집단입니다. 진입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진입만 하면, 큰 과실만 없으면 그 이후의 성과에 무관하게 정년이나 특권이 보장되는 직종이나 조직의 경우가 많지요. 공정한 평가 기준, 적절한 수준의 경쟁체제 결국 “공정한 평가 기준에 의한 적절한 수준의 내부 경쟁”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말이 쉽지 어떤 것이 공정한 건지,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인지 정의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의는 쉽지 않아도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의 내부 경쟁 구조에 있어서 평가가 불공정 한지, 내부 경쟁 수준이 과한지, 부족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그리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의가 어려운 것이지, 개별 조직의 존재 이유와 목표가 분명하다면, 그 조직의 현재의 모습이 바람직한 수준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논의하는 사람의 가치관과 인품에 관한 문제 정도만 남겠지요. 개그콘서트의 경우도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개별 코너의 시청자 반응을 평가하는데 얼마나 공정한지, 경쟁의 수위가 지나쳐 정신적 압박감이 불면증과 우울증에는 이르지 않을지. 올림픽 경기에 출전한 선수보다는 약하겠지만 일정 기간의 혼신을 다한 노력의 성과물을, 제한된 시간 안에 표현하고 관객의 순간적인 반응으로 평가 받는다는 것은, 극소수의 천재를 제외하고는, 피를 말리는 작업일 것입니다. 그래서 간혹 파벌이니, 뒷거래니 하는 잡음이 들려오는 모양입니다. (2006년 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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